
“ 영원토록, 흔들림 없이 당신을 사랑할게요. ”
그러니 이 의문이 더는 싹트지 않고 여기서 짓밟히기를.
외관
백색의 머리칼은 어깨에 닿지도 않을 정도로 짧게 잘린 채, 그의 고갯짓에 따라 흔들렸다. 뒷머리가 자유롭게 풀려 있어서, 머리를 헤집으면 전체가 헝클어지는 터라, 정돈된 머리스타일은 아침이 아닌 이상 자주 볼 수 없다.
헤집어진 흰 머리칼 아래로 시선을 옮기면, 힘을 빼고 다녀 반쯤 감은 듯이 보이는 눈과 마주쳤다. 머리색과 같은 흰 속눈썹을 가졌으나, 길이가 짧아 보이지 않았기에 라벤더를 닮은 보라색 눈동자가 더 선명히 보였다. 아이는 세로보다 가로가 좀 더 긴 눈을 끔뻑이다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다정함을 가득 안고 만개한 아이는, 이제 제 다정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웃음을 지었다. 물론, 옛날부터 갖고 있던 잔잔함도 가진 채로. 여전히 아이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웃음이라, 전과 달라진 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동그란 얼굴과 웃을 때 끝이 처지는 일자 눈썹은 분위기와 상관없이 그 또래의 귀여움이었다.
상처나 흉터 없이 깨끗하고 보드라운 흰 피부를 가진 아이는, 귀걸이나 팔찌 같은 액세서리 없이 단정한 차림새였다. 셔츠 단추도 끝까지 잠그고, 넥타이도 착용하고, 니트도 입고, 긴바지에 조금 큰 망토까지. 단정한 차림에서 뭔가를 찾아보자면… 손톱에 바른 흰 매니큐어 정도가 다였다.
이름
헤즈 / Heze
나이
14세
성별
여성
혈통
순수 혈통
키 |몸무게
141cm / 30kg
기숙사
래번클로
지팡이
[느릅나무|용의 심금|13.4인치|유연성 없는]
성격
01. 다정한, 흘러넘칠 정도로 사랑을 가득 안은, 다정으로 만개한.
헤즈는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할 말재주도 없고, 애교도 없다. 늘 웃고 다니는 아이도 아니다. 그저, 남의 말을 조금 더 진지하게 들어주고 답하다가, 장난을 칠 타이밍일지 조심스레 재는 아이였다. 애교를 하라고 하면 코감기에 걸려 막힌 소리 같은 비음이 다였다. 늘 웃는 것보다는 무표정으로 있다가 눈이 마주쳐야 웃었다. 잔잔하고 평범한 아이에 가까웠다. 다만 고아원에서 저보다 어린 동생들이 많았어서 그런 아이들을 챙겨주고, 눈물이 많은 친한 언니가 있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답했다. 그게 버릇이 되어 동생이나 친한 언니가 아니더라도 타인에게도 같은 행동을 했다.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슬퍼 보이면 라일락을 챙겨주고, 다음에 안부 묻고. 또 어떨 때는 위로하고, 안아주는. 모두 주변 사람에게만 했던 것인데, 어느새 습관이 된 다정함을 갖게 됐다.
그 다정함이라는 습관은, 어느새 아이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해졌다. 눈을 마주쳐야만 웃던 아이는, 늘 웃음을 그린 채로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대화를 주고받았다. 혼자 있는 곳에서도 뭐가 좋은지, 미소가 지워지는 걸 보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힘든 상황에 부닥힌 사람에게 더 자주 손을 뻗고,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는 사람이 있으면 안아준 채로 위로하고. 마치 상대가 저를 위한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그런 모습에 헌신적이라거나 이타적이라는 말을 앞에 다는 사람도 간혹 있었으나, 사람을 잘못 본 거다. 아이는 우산이 없는 친구와 함께 우산을 쓰고, 상대가 원한다면 함께 비까지는 맞아주지만, 혼자만 맞으라고 하면 '메롱이랍니다~...' 하고 혼자 가버렸다.
습관인 다정함을 제외하면 다른 또래와 다를 게 없었으나, 굳이 무언가를 짚어내야 한다면 늘 사랑한다고 하는 게 아닐까. 헤즈는 매일 라일락을 갖고 다니듯 주변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하며 애정을 선물했다. 애정을 선물한다고 해도, 평소처럼 잔잔한 웃음을 그리고 꽃을 선물하거나, 챙겨주거나, 애정표현이 다였지만.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것? 산 같은 바구니에 사랑을 싫고 선물로 주는 듯이, 헤즈는 누구나 사랑했다. 박애주의인 거지 그리 다른 건가, 싶지만 우습게도 헤즈는 박애주의가 아니어서 더 특이한 점이었다. 박애주의가 아니라면 아무리 무언가가 있어도 꺼리는 게 있을 텐데, 그런 게 없었으니 말이다.
02.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심 많은 사랑꾼.
헤즈는 사랑을 자주, 많이 외치고 표현하는 사람이었던 만큼, 사랑을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늘 사랑한다고 외치고는 상대를 빤히 바라봤다. 따라 사랑한다고 답해주기를 바라는 눈으로. 상대가 해주지 않을 듯하면, '나중에는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고 웃었다. 사랑을 받고 싶으나,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러면서 또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그리고 한 번 따라 답해주면 묘하게 들뜬 표정으로, '정말요?'라고 굳이 재차 묻고 갔다. 그리고 나중에 또 물었다. 하든, 안 하든, 헤즈는 늘 사랑을 좋아했고, 받고 싶어 했다. 이는 아직도 바뀐 게 없었다. 헤즈에게는 사랑을 빼면 헤즈가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사랑을 좋아하고, 주고 받고 싶어 했다. 아니, 좀 더 다정해진 아이는 더 사랑을 많이 퍼줬고, 주는 만큼 받고 싶어 하니 더 깊어졌다고 할 수도 있었다.
왜 그리 사랑받고 싶어 하냐고 물으면, '비밀이에요.' 하고 답하고는 웃고 갈 때가 있다. 하지만 간혹, '주기만 하면 내 사랑도 바닥이 보일 거 아니에요. 그래서 주는 만큼 받고 싶은 거예요. 사람들 마음이 다 그런 거 아닌가요?' 라고 답했다. 요즘은 상대를 빤히 바라보다가 조금 늦게 '글쎄요~... 나도 가끔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03. 낭만주의, 이야기를 선망하는 청자, 잠깐 현실에 머물렀던 것 같기도…?
헤즈는 소설이나 다른 이야기들의 낭만을 사랑하고, 정말 그런 일이 있기를 바랐다. 웃긴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헤즈는 그런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기를 바랐다. 왜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사실 하나밖에 없었다. 그 이야기들이 아름다우니까. 주인공의 의지만 강하면 어떤 시련이든 의지로 이겨내 세상을 구한다거나, 악당들이 없는 세상을 맞이한다 거나.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들고 불가능한 일들을, 그리 간단하게 해결하다니.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이야기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된다면 매우 좋으리라 생각하고, 그런 일이 있기를 소망했다.
방학 중에 정말 잠깐, 아주 잠깐 현실에 멈춰 서서, 현실의 시각으로 소설과 이야기를 봤더랬다. 그래도 낭만이 더 강했는지, 아직까지도 소설이나 이야기의 낭만을 사랑하고 있었다.
기타
Heze:
생일: 3월 13일
탄생화: 산옥잠화
탄생석: 옐로우 다이아몬드
-가족관계:
피가 이어진 가족을 묻는다면 없는 것이고, 함께 지냈고 사랑하는 사람을 묻는다면 셀 수 없이 많았다. 헤즈는 어렸을 적부터 고아원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기억력:
고아원에서 자랐는데 혈통을 알고 있는 이유는, 그리 오래전이 아닌 것도 있고, 원래 기억력이 좋았다. 다만 쓸데없는 것에 한하여 더 뛰어났다.
-호불호:
라일락과 눈, 소설을 좋아했다. 원래 꽃과 책들을 좋아하는데, 라일락과 소설은 유독 더 사랑하는 것이고, 눈은 그 날씨의 서늘한 감각을 좋아했다.
싫어하는 것은 이유 없이 생명체를 해치는 것. 그것 말고는 딱히 없는 거로 안다.
-분위기:
걸음걸이나 다른 몸짓 등의 행동이 산만하지 않고, 단정하다. 또 액세서리처럼 반짝이는 것도 없어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다.
-음성과 어조:
뚜렷한 높낮이 없이, 책을 읽어주듯 조곤조곤 말한다. 원래 행동 때문에 잔잔한 분위기를 가졌는데, 말하는 것도 그래서 더 잔잔하다. 상대에 상관없이 해요체를 사용한다.
공개 소지품
라일락
